전혀 새로운 구미호의 우주 <나인폭스 갬빗 _ 이윤하> by InDee


무려 1600페이지 분량의 이야기를 다 읽고나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역시 세상은 넓구나 하는 것이었다. 
이제 웬만한 이야기는 글, 영상, 게임 등등으로 워낙 많이 접해봐서 더 새로울게 뭐가 있을까 싶었는데, 새롭다못해 이해를 어려워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호소에 출판사에서 직접 부록으로 해설까지 만들 정도의 작품이 바로 <나인 폭스 겜빗>이다. 


나인폭스 겜빗 트릴로지라는 제목처럼 세 권으로 구성이 되어있고, 각각 500페이지가 넘는 어마어마한 분량이라 선뜻 손대기 무서운 책이지만, 한 번 시작하면 멈출 수 없는 매력을 갖고 있다. 
이 매력이라는 것이 조금 애매한 부분이 있는데, 오래전 해리포터를 볼 때 처럼 정신없이 내용이 재미있어서 흠뻑 빠져 읽는 종류의 것이 아니라, 마치 '구미호'에 홀린듯 안개속의 희미한 등불을 계속해서 따라가게되는 느낌이다. 


1권의 리뷰에서도 언급했지만 전혀 친절한 책이 아니기에 아마 세계관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최소 2회독은 해야 하지 않을까 싶지만, 이야기의 흐름이 어떤 상황을 묘사하기보다는 등장인물들간의 디테일한 대화로 풀어나가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설령 나인폭스겜빗의 세계관이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스토리를 따라가는데에는 문제가 없다. 


이 점은 특히 SF장르에서는 작품의 세계관만큼이나 독특하다고 생각하는데, 반지의 제왕과 같은 고전들에서 초반부 그 길고도 긴 세계관 설명때문에 시작부터 두 손 들었던 것을 떠올려보면 굉장히 대조되는 방식이다. 다 장단점이 있겠지만, 나인폭스겜빗처럼 어차피 설명해도 이해하기 힘든(?) 세계관의 작품에서는 일단 서사를 먼저 따라가는 것이 이해에 더 도움이 되지 않나 싶다. 




그럼에도 대충 어떤 느낌의 이야기인지 정리해보면.
우주 함대들의 전투가 주가 되는 우주전쟁 SF장르이지만 마치 다양한 모양의 마법진이 다양한 마법 효과를 발휘하듯, 전투에 참여하고 있는 함대와 부대들이 만드는 진형에 따라 특수한 효과들이 발휘되어 전세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독특한 세계관을 갖고 있다. 여기에 더해 각각의 세력은 저마다의 역법 개념을 갖고 있어 그것이 힘의 근원으로 작용하기도 하고, 등장인물들의 생활 습관이나 여러 이름, 양식들은 한국적인 요소들로 채워져있어서 정말 독특하다고 할 수 밖에 없다. 
이쯤되면 책을 읽지 않았더라도 알 수 있겠지만, 제목의 나인폭스는 구미호에서 모티프를 가져온 이름이다. 


함대전과 전술, 그리고 인물들의 캐릭터가 주를 이루고 있기에 읽는 내내 SF대작 은하영웅전설이 많이 떠올랐다. 물론 그와는 많이 다르기도 하고 부족한 부분도 많기에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그럼에도 다른 어떤 작품이 침범하기 어려운 독창적인 우주가 새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이미 비교의 범주를 벗어났다고 생각한다. 


처음 책을 읽게되면 그 불친절함에 당황하겠지만, 어느새 점차 구미호의 우주에 젖어들고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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