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고, 불친절하고, 더 매력적인 <나인폭스 갬빗, 이윤하> by InDee


스타워즈, 은하영웅전설, 워해머 등의 영화, 소설, 게임을 접해왔다는 작가의 말이 무색하지 않게, 만만치 않은 분량과 그보다 훨씬 방대한 독자적인 세계관을 구축하고 있는 SF 소설이다. 단순히 분량만 많은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없는 무척 개성 있는 세계관이 긍정적으로도 부정적으로도 인상적이었다.

나인 폭스 갬빗에서 나인 폭스는 아홉 마리의 여우가 아닌, 구미호를 의미한다. 번역하면 구미호의 정도가 텐데 제목만 봐서는 의미 전달이 모호하지만 책을 읽어보면 어떤 내용인지 충분히 이해가 것이다. 책을 조금만 읽어보면 있지만, 책의 소재나 모티프가 되는 것들이 굉장히 한국적인 것들이 많다. 구미호도 그렇고 책 중에 등장하는 여러 설정, 음식, 이름들이 친근하게 느껴진다. 작가도 한국인이라 한국판 SF 소설이겠거니 했지만, 사실 외국에서 출판된 것을 다시 번역해서 들여왔기 때문에 사실 국내 소설은 아니다.
 
지금까지 어설프게 한국적이라면서 'K-' 붙여 실패한 사례는 없지만, 나인 폭스 갬빗은 생소한 요소들을 결합 시켰지만 그것이 특별히 어색하거나 촌스럽지 않고 하나의 독자적인 세계관을 형성하고 있다는 것에서 호평을 받아도 마땅하다 생각한다. 특히 어느 시간대, 어느 역법을 기준으로 계산을 하느냐에 따라서 마법과도 같은 효과들이 발생한다는 발상은 무척 신선했다
.



하지만 나인 폭스 갬빗의 신선함은 정말 듣도 보도 못한 요소들이 많아서 작가의 머릿속으로 들어가서 장면들을 직접 보고 싶을 정도로 이해가 되지  않는 것들이 많다. 이것이 책의 가장 치명적인 약점인데, 심지어 그에 대한 어떤 설명도 없이 이야기는 그냥 진행이 되기 때문에 독자 입장에서는 한글로 쓰인 뜻 모를 문장들을 그냥 읽어나가는 상황에 처한다. 다시 말해 무척이나 불친절한 소설인데, 다행히도 나인 폭스 갬빗에 대한 세계관을 따로 정리해놓은 포스팅도 있고, 2,3 출간과 함께 설정집이 부록으로 함께 온다니 책을 즐기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

내가 앞에 다른 뭔가를 읽은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사전 정보 없이는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라는 치명적인 단점에도 불구하고 책을 끝까지 손에서 놓지 못하고 읽게 만드는 것은 이야기가 그만큼 매력을 갖고 있다는 반증이다. 오래전 해리 포터를 읽으면서 느꼈던, 전혀 모르는 세상이 손에 잡힐 듯 상상이 되는 정도의 디테일을 제공하고 있지는 않지만, 독자들에게 상상할 요소들을 충분히 차고 넘친다. 저자가 즐겼다고 하는 스타워즈, 은하영웅전설 등의 콘텐츠를 아는 사람이라면 나인 폭스 갬빗의 세계가 훨씬 또렷하게 머릿속에 그려질 거라 생각한다
.

새롭고 재미있는 것을 접하는 경험은 정말 드문데, 오랜만에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나게 되어 무척 반갑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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