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에 대여섯 술은 더 떠서, 모든 시대와 분야의 가짜 뉴스들을 아우르고 있는 이 책. <가짜 뉴스의 고고학>이다.
앞서 분노라고 표현하기는 했지만, 사실 지금 나에게 영향을 주는 현실 정치와 같은 부분에 있어서 화가 나는 것이지 사람들의 표현 방식과 그것을 받아들이는 그 심리 구조를 관찰하는 것은 오히려 재미있다. <가짜 뉴스의 고고학>은 그 제목 그대로 지금까지의 가짜 뉴스들에 대한 다양한 사례들을 고고학 수준으로 다양하게 묶어 정리해놨다. 그러니까, 과거의 속 터졌을 사람들에겐 미안한 말이지만, 속된 말로 강 건너불구경 하는 말초적인 재미랄 것을 이 책을 읽는 동안 아주 풍성(?) 하게 느낄 수 있었다.
가짜 뉴스들은 결국 발화자와 수신자의 눈치 게임의 일환인데,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부터 현대의 미디어까지 있었던 다양한 심리 싸움들의 사례를 들여다보고 있으면 다양한 감정이 든다. 사람들의 인식이 얼마나 취약할 수 있는지, 또 얼마나 영리해질 수 있는지, 또 동시에 얼마나 비합리적인 존재인지에 대한 비석들을 보는듯하다.
모든 역사 연구가 그렇듯이, 이것은 인간의 취약성을 증명하는 경고이기도 하다. 특히나 지금처럼 전방위적으로 정보에 노출된 시대에는 사람들의 취약한 부분을 너무나 간편하고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방법이 기발할 정도로 많아서, 이 책의 개정판이 매일 나와야 할 정도이다.
지금 가짜 뉴스들을 짚어야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바이러스 발신지의 차단이 불가능하다면 면역력을 미리 키워야 하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다양한 사례들과 그 추세를 미리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백신을 미리 맞듯이 가짜 뉴스에 대한 항체를 키울 수 있는 것이다. 그 어느 때보다 주관이라는 거울을 선명하게 닦아야하는 시대이다.
<가짜 뉴스의 고고학>은 수많은 사례들의 집합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단순히 그것들을 나열해 놓은 책은아니다. 여러 사례를 체계적으로 묶어서, 가짜 뉴스라는 유기체가 어떤 환경에서 왜, 어떻게 태어나고 소멸하는지, 문화, 사회, 경제적인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아무리 그 생리를 잘 이해했다 하더라도, 앞으로 영원히, 열심히 읽고 판단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애석한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개중에 그래도 한 줄기 단비 같은 이야기가 있어서 적어둔다.
‘신문 편집자들은 거짓으로 밝혀질 가공의 이야기가 아닌 진짜 인간 드라마와 사회적 문제를 기사로 써야만 소재가 무한정하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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