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렴 자작 다이소 페달보드 ver.2 by InDee


'등골이 휜다'
기타(guitar)와 기타 장비들을 챙기다 보면 물리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정말 등골이 휜다.
기타만으로도 무겁고 비싼데, 페달보드는 그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다.
페달보드에 한해 내가 정말 싫어하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크고 무거운 것, 다른 하나는 뭔가 덧붙이는 것이다.


나 같은 사람을 위해 나온 Tech21의 Fly Rig 5도 꽤 오랜시간 썼었지만 사람 욕심은 거기서 만족하지 못하고 꾹꾹이를 하나 둘 더 들이기 시작하더니 결국 페달보드를 맞추게 되었다.


멀쩡한 페달에 벨크로나 듀얼락을 붙이는걸 광적으로 싫어해서 찾다가 발견했던 것이, 벨크로가 필요 없는 Aclam Smart Track S1. 역시 나 같은 사람들을 위해 세상엔 무언가 준비가 되어있어, 라고 생각했던 것도 잠시. 여름날 합주하러 딱 한 번 들고갔다가 바로 해체하고 장터로 보냈다. 벨크로는 필요 없었지만 크기와 무게가 상상 이상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직접 원하는 걸 만들기로 결심했다.





자. 완성했다.
오랜 연구(?) 끝에 완성한 초 경량 초 저렴 벨크로가 필요 없는 다이소표 자작 페달보드 1호다. 드라이브 세 개, 딜레이, 리버브로 구성 된 심플한 조합이지만 전혀 불편함 없이 써왔고, 앞으로도 계속 쓸 줄 알았다. 무척 만족스러웠기 때문에 리뷰도 쓰려고 했었으나, 이번에도 사람 욕심 때문에 새로운 페달을 영입하면서 대대적인 변화를 맞이한다.

그렇게 오늘의 메인인 초~저렴 자작 페달보드 버전 2를 제작하게 되었다. (더럽게 긴 서론) ver1의 경험을 바탕으로 좀 더 여유롭게 페달보드를 제작 할 수 있었어서 제작 과정을 공유한다. 


기본적으로 다이소에서 사이즈별로 판매하는 철망과 케이블 타이를 이용해서 이펙터를 고정시키는 방식으로 매우 간단(?)하다. ver.1보다 조금 더 큰 보드가 필요해서 큰 사이즈의 철망을 원하는 만큼 컷팅하였다. (부실해보여도 철이라서 컷팅이 꽤 빡세다)



ver.1 에서는 페달에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바닥에 두께감이 있는 투명 고무필름을 댔었지만, 이번에는 좀 더 유용해보이는 재료를 발견했다. 역시 다이소에서 구입한 화분 거름망이다. 플라스틱 재질로 가공이 쉽지만 생각보다 내구도도 있어서 굉장히 유용했다.


거름망을 페달보드 사이즈에 맞게 잘라준다. 위쪽이 조금 남는데, 이 공간은 추후에 요긴하게 활용된다.




거름망과 철망을 케이블타이로 고정시킨다. 이 자작 페달보드의 모든 고정은 전부 케이블타이로 한다. 케이블타이는 103mm , 300mm 두 종류를 사용하며, 작은 케이블타이는 주로 망이나 선을 고정할때 사용하고, 큰 케이블타이는 이펙터를 고정할때 쓴다. 
1000개짜리 한 봉지씩 사놓으면 두고두고 유용하게 쓴다.



이번 보드에 올릴 페달들. Wampler Tumnus Deluxe 드라이브 -> J.Rocket Blue note 드라이브 -> Duncan 805 드라이브 -> TC Alter ego v2 딜레이 -> Dawner Prince Boonar 에코 -> Neunaber Immerse 리버브 순서다. 



ver.1에 비해 페달의 개수와 부피가 증가하여서 한정된 공간 안에 최대한 컴팩트하게 배치하기 위해 패치케이블도 모두 교체하였다. 기존에 스위치 크래프트 + 좀머 에서 스퀘어 플러그 + 좀머 SC 고블린을 사용해서 케이블이 잡아먹는 공간을 최소화 했다. 별것 아닌것 같아도 케이블이 잡아먹는 무게와 공간은 무시 못할 수준이다. 케이블 역시 모두 자작.



보드 위에 페달을 배치시켜본다. 타이트하지만 여차 저차 다 들어갈것 같다.  






대충 레이아웃을 확인했으면 본격적인 고정에 들어간다. 말했듯이 벨크로를 쓰지 않고 모두 케이블 타이로 묶어준다. 
거름망을 활용한 덕에 기존 ver1에서 케이블 타이를 묶는 위치가 다소 제한적이었던 단점을 해결해주었다. 모눈종이 같은 거름망 구멍으로 케이블타이를 묶어준다.

모든 페달의 고정을 끝내고 이제 DC케이블 배선만 하면 끝..이라고 생각했지만..


때 아닌 파워 업그레이드 욕심이 생겨서 제작을 중단하고 파워를 질렀다. 역시 생소한 브랜드 양키 파워다. 부두랩과 비교 될 정도로 퀄리티가 괜찮다고도 하고, 해외 리뷰에서도 심심찮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서 대뜸 질렀다.



안그래도 터질것 같은 보드위에 어거지로 밀어 넣었다. 양키 파워를 구입한 이유 중 하나는 퀄리티도 퀄리티지만 지금 상태에서 보드 위에 겨우 올릴 수 있는 사이즈였기 때문이다. 너무 과한것 아닌가 싶지만, 5구 짜리이기 때문에 앞단의 두 페달은 문어발로 연결되어 있는 상태이다.



파워를 고정시키는 과정에서 케이블 타이를 묶는 방식도 조금 개선 하였다. 저마다 다른 페달 레이아웃 덕에 케이블 타이로 고정시키는 것도 생각처럼 쉽지만은 않은데다가 외관상으로도 썩 보기가 좋지는 않다. 특히 Bluenote의 경우 특유의 모양 때문에 고정력이 약해서 고민하던 중 밑 뚜껑을 살짝 열고 그 사이로 케이블 타이를 관통시켜 다시 나사를 조이니 매우 단단하게 고정이 되었다.



페달 고정 후에는 선 정리를 해준다. 마찬가지로 거름망의 구멍을 통해 케이블들을 고정시키고, 거름망 밖으로 조금 나와있는 철망으로는 선들을 엮듯이 지그재그로 통과시켜서 정리해주었다.



정리가 끝나고 나면 바닥면은 이런 상태가 된다.



마지막으로 더 수정할 것이 없는지 확인하고 케이블 타이들을 잘라서 깔끔하게 해준다. 레코딩시에 추가로 연결해야 하는 페달들이 있어서 문어발의 2개는 예비로 빼놓았다. 총 8개의 페달까지 연결이 가능한 상태.



철망 하나만으로도 고정은 충분히 되지만, 전체 무게가 상당하기 때문에 아래쪽에 철망을 하나 더 대서 강도를 높인다. 강도를 높이는 것 외에 또 다른 장점은, 케이블 타이를 잘라낸 부위가 꽤 날카로워서 이를 조금 띄워주는 역할도 한다.
추가 철망은 이제는 제 역할을 다 한 ver1을 희생하였다.





케이블을 연결하고 전원을 넣어본다.
처음엔 이펙터에 전기가 흐르는 느낌이 있어서 역시 잘 알려지지 않는 파워는 쓰면 안되겠다 싶었는데, 낡은 멀티탭을 바꾸니 해결됐다. 잡음도 없고 안정적이고 매우 만족스럽다.



이 페달보드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보드가 매우 얇다는 것. 거의 이펙터 자체의 두께정도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렇게 전용(?) 가방에 넣는 것으로 드디어 페달보드가 완성 되었다. 케이블 타이 비용은 별도로 치고, 철망 2개에 3000원 + 화분 거름망 1000원 해서 총 4000원 돈으로 제작한 페달보드다.  



그런데 가방이 15만원이다. (??)
알티에리라는, 미국의 유명 클래식 악기 가방 브랜드로, 주로 클라리넷이나 플룻 등의 클래식 악기 연주자들이 사용한다. 사실 보드 만드는거야 마음대로 만들어도 적당한 사이즈의 가방을 찾기란 쉽지 않다.



보기엔 별거 없어보여도 어깨끈도 있고, 뒤쪽으로는 백팩처럼 멜 수 있는 끈도 있어서 매우 실용적이다. 기본적으로 악기용 가방이기 때문에 쿠션감도 꽤 있다.
사실 이런 플룻 가방은 1/3 가격의 거의 비슷한 국산 제품이 있지만, 그냥 예뻐서 질렀다.. (보드에 돈을 아끼면 뭣하나..)




나름 성공적으로 개선된 ver2를 만들어서 기분이 좋다. (개고생은 했지만)
장점과 단점을 정리해보자. 




장점
-매우 저렴하다 (가방 값은 예외로 하고..) 
-원하는 사이즈로 제작이 가능하다.
-벨크로나 듀얼락을 부착하지 않아 깨끗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보드 자체의 무게는 거의 없는 편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커스텀 보드를 만들었다는 데서 오는 만족감(..)

단점
-만드는데 손이 많이 간다.(노하우 없는 상태에서 하려면 정말 오래걸린다)
-한 번 고정시키면 바꾸기가 쉽지 않다.
-철망의 특성상 페달을 밟을 때에 살짝의 꿀렁거림이 있다. (아마 다음 버전에서는 이 부분을 해결할 방법을 찾지 않을까 싶다)


함부로 따라했다가 개고생 할 가능성이 크니 그냥 이런 인간도 있구나 하고 봐주셨으면 한다. 
혹시 더 개선을 할 수 있을법한 아이디어가 있으면 얼마든지 환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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