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질 권리 <더 포스트, 2017> by InDee


 

 

 트럼프의 당선이 유력하던 시기감독이 시나리오를 처음 읽어본 시점으로부터 불과 개월만에 완성된 작품혹자는 트럼프의 선물이라고도 하고기자정신언론을 다루고있다는 점에서 최근의 영화 <스포트라이트>와 비교가되기도 하지만정작 감독 본인은 이 영화를 페미니즘 영화라고 공언했다

아무리 스필버그라지만 지금까지의 그의 작품들과는 결이 달라서관람 전에는 마치 금메달리스트가 뒤늦게 종목을 바꾼듯한 의아함이 있었지만결과적으로 그가 왜 거장인지를 굳이 또 다시 확인하게 되었다

요즈음의 
젊은 감각의 영화들과는 다르게기교없이 오롯이 정공법으로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음에도 올드하다는 느낌보다는 오히려 소화 잘 되는 음식을 풍성하게 한 상 차려먹은 듯한 만족감을 준다세기의 엔터테이너 스필버그 특유의 클래식함과 합이 잘 맞는 연극을 본 듯한 경쾌함이조화를 이루고거기에 디테일까지 더해지니 허투루 버릴 장면들이 없다

단순히 조화로운 영화일 뿐만 아니라본인이 하고자 하는 주제 역시 묵직하게 드러낸다이 작품에는 두 개의 큰 축이 있다하나는 정의이고다른 하나는 페미니즘이다둘 중 하나만 오롯이 담아 내기도 버거운 주제임에도 더 포스트에서는 이 둘을 침착하게 끝까지 가져가서 확실하게 보여 준다



 특히 감동적인 것은 감독이 페미니즘을 표현하는 방식이다모든 소수자 운동에서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 부분이 이해를 넘어 공감을 이끌어 내는 것이다주로 '극복이라는 주제로 강인한 여성의 모습을 그려 냈던 대부분의 작품들과는 다르게극중의 톰 행크스와 메릴 스트립은 기존에 우리가 알던 전형적인, '정의를 추구하는 강인한 남성', '수동적일 수 밖에 없는 여성이라는 캐릭터로 묘사된다


 
시종일관 일방적으로 유지되던 이 둘의 관계가 역전되는 결정적인 순간이 이 영화의 가장 중요한 지점이다여기에서 감독은 톰 행크스에게그리고 모든 관객들에게 이야기한다책임이 권리에 앞서는 것은 모두가 당연하게 생각하지만애초에 책임을 질 수 있는 권리조차 갖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이 메시지는 그냥 이해되지 않는다영화 전반에 걸쳐 깔아놓은 장면 장면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흡수된다
그 무게를 짊어지고 계단을 오르는 메릴 스트립의 모습은 숭고함 마저 느껴진다. 


최고의 
감독과 최고의 스탭그리고 최고의 배우들의 조합애초에 의심하는것 자체가 경솔했다미국의 역사적인 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서 소재에 대한 거리감은 조금 있더라도 스필버그는 관객들이 100% 즐길 수 있도록 모든 준비를 해놓았으니 맘편히 즐기기만 하면 된다. 


덧글

댓글 입력 영역


통계 위젯 (화이트)

08
77
131858

ad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