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굳이 비유하자면 오래 다닌 단골 식당 같은 게 스필버그다. 이미 어떤 맛인지 알고 수 십번을 다녔기에 대단한 기대를 하지 않고 찾지만 늘 믿을 수 있는 곳. 언제적 ET던가. 수 십년이 지나서도 그의 영화들의 DNA는 변하지 않았다.
레디 플레이어 원의 컨셉을 처음 봤을때는 요즘 가장 트렌디한 소재가 과연 스필버그와 어울릴까 싶었다. 아니다. 뚜껑을 열어보니 이 시나리오는 반드시 그가 만들었어야만 했다.
지나간 한 시대를 갈무리 하여, 스필버그의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에게 건네는 선물이다. 게임에 대한 영화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극중의 패러데이가 감독 본인이라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었다. 그래서 'Thanks for playing my game.' 이라는 단순한 대사가 그토록 마음을 두드린다.
그의 영화들을 동시대에 볼 수 있음은 행복이다. 기교없이 '잘' 만든다는 것이 어떤 건지 여실없이 보여주는세기의 엔터테이너다.
레디 플레이어 원은 스티븐스필버그의 기념비적인 영화라고 해도 모자라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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