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우먼, 2017>
위키에 1941년을 검색해보면 일제, 임시정부, 아우슈비츠, 진주만 등등 매일 매일 굵직한 사건들이 터졌었고, 미야자키 하야오, 김정일, 이명박 등이 태어난 해라는 것이 눈에 들어온다. 이 와중에 미국에서는 수영복 차림의 놀라운 여자가 등장했다는 사실이 무척 놀랍다.
갤 가돗이 연기한 <원더우먼>은 41년 처음 등장한 이례로 70년만에 처음 영화화가 되었는데, 이런 사실을 고증?하듯, 극중에서도 원더우먼이 처음 섬을 나와 세상을 만나던 2차세계대전 당시의 기억이 비중있게 다뤄진다.
영화의 임펙트도 있었고, 페미니즘 열풍으로 멋있는 언니가 각광받는 요즘같은 때에 적절하게 등장해서 개봉 당시에도 흥행에 성공했었지만, 영화 자체에 시대가 복합적으로 반영이 돼있다는 사실은 잘 알지 못했다.
모든 이야기의 특수성 중 하나는 현재를 기준으로 쓰여진다는 것이라서, 원더우먼을 영화로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는 극중의 과거가 단순히 원더우먼의 배경 정도로 받아들여지지만, 처음 그녀가 등장했던 시기에는 현실 그 자체였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사뭇 다른 느낌으로 영화를 복기할 수 있다.
오늘날의 히어로물, 그리고 많은 고전 명작 리부트에서의 가장 큰 화두는 시간성인듯 하다.
41년생 뱀띠, 놀라운 여자는, 아마도 앞으로 70년 후에 오늘을 다른 방식으로 기억하며 미래를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덧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