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니와의 판권 문제로 마블의 오리지널 캐릭터이지만 마블의 영화에 출연하지 못했던 스파이더맨이 드디어 '집으로' 돌아왔다. 그래서 이름도 홈커밍이라고 붙였다지만 판권 자체가 넘어온 것은 아니라서 사실상 반쪽짜리 홈커밍인 셈이다. (쿠키를 포함한 마지막 장면에서도 이런 사정이 넌지시 알려주고 있다.)
사정이야 어찌됐든 또 한번의 리부트를 한것인데, 혹평을 받았던 어메이징 시리즈에 비해 꽤 좋은 평을 받고 있는듯하다. 지난 어벤저스 시빌워에서 처음으로 선뵀던 마블표 스파이더맨은 신선하긴 했으나 너무 뜬금없고, 또 너무 가벼운것이 아닌가 했었는데, 그런 염려를 본인들이 더 잘 안다는 듯, 이번 홈커밍에서 보란듯이 극복해냈다. 생각해보면 거의 최연소 메인 히어로가 아닌가 싶은데, 더 어려진만큼 휘발된 로멘스의 빈자리를 성장기가 채우고 있다.
언제나 지구멸망 스케일로 한 탕 했던 마블의 전작들에 비해 이번 작품은 정말 소소하다. 시작부터 이전 전투의 쓰레기 줍기를 하더니, 허드렛일만 하는 히어로에, 급기야 빌런의 입에서 짜투리 인생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그래서 꼭 마블의 전작들 뿐만 아니라 이전의 스파이더맨 시리즈들에 비해서도 화려한 액션이 현저히 줄어든 것이 보이지만, 역시 그 자리를 채우고 있는 드라마가 돋보인다.
아마 마블이 처음부터 스파이더맨을 만들었더라면 이런 이야기는 절대 탄생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어떤 배경과 상황이라도 이야기로 녹여내는 기획력에(이건 정말 기획의 승리다) 감탄할 수 밖에 없다. 이 홈커밍이 쭉 이어질지는 그들의 사정이라 두고 봐야 알겠지만 충분히 다음 시리즈를 기대 하게 만드는 좋은 출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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