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자 , 2017 by InDee


봉준호 감독의 영화들은 선이 굵다. 설국열차에서는 칸으로 가야했고, 괴물에서는 괴물에게 빼앗긴 아이를 되찾아야 했다면, 옥자에서는 반대로 아이가 빼앗긴 가족을 찾으러 간다. 그리고 봉준호의 특기는 명쾌한 줄기 이면에 질기도록 촘촘한 딜레마를 엮어놓는 것이다.


옥자 역시 굉장히 치밀하게 짜여진 영화다. 언뜻 보면 다국적 악덕 기업에 대항하는 어린 소녀의 구도이지만, 일련의 사건속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이 너무나도 입체적으로 그려지고 있어서 단편적으로 나쁘다, 좋다를 판단하기가 정말 어렵게 만든다. 다시 말해, 저마다의 사정을 이해 하게 된다는 것이고, 그들 하나 하나의 모습이 사실은 안에 복합적으로 녹아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모순 덩어리인 우리는 세상을 선과 악으로 나눠 편하게 보고 싶어 하지만, 감독은 그것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아주 잠깐 스쳐 지나가는 장면속의 인물들도, 저마다의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이 느껴져서 120 동안 흔치않게 꼬박 집중 있었다. 정말이지 탁월한 균형감각에 감탄 밖에 없다.


언제나 그랬듯이 그의 영화를 보고 나면 나중에서야 찾아오는 두통이 있다. 어려운 것을 쉽게 말해주지만, 그럼에도 어려운 것은 여전히 어렵기 때문이다. 현대에도 여전히 우화가 유효한 것은 생각 기회를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나와 네가 우리를 구원할 있을까?



덧글

  • 설국열차 2017/07/02 09:16 # 삭제 답글

    설국열차의 꼬리칸과 앞칸을 제외한 중간 칸들의 사람들은 자기들이 벌어온 돈으로 기회(열차표)를 샀고 잘 살다가 한방에 다 돌아가셨다고 생각하면 영화가 더욱 재미있어집니다.

    영화 설정상 꼬릿칸 사람들은 열차가 출발한 다음 트랙 중간에서 뛰어들어온 사람들이었었는데 말이죠.
  • InDee 2017/07/02 12:17 #

    맞아요. 본문에서도 언급했지만 봉준호 감독 영화가 재미있는 이유가 바로 그런 부분들인것 같아요.(물론 설국열차는 원작이 따로 있지만) 주인공들을 무조건 선하다고 할 수가 없는 딜레마들을 꼭 하나씩 갖고 있으니까요ㅎㅎ
댓글 입력 영역


통계 위젯 (화이트)

1724
178
118432

ad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