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경제적인 하루 _ 박정호 by InDee


경제적인 삶을 위한,
아주 경제적인 선택.

[아주 경제적인 하루]

박정호



 얼마전 봤던 영화에서, 주인공이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무당을 찾아가 조언을 구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너무나 진지하게 무당의 말을 경청하는 모습에 실소를 했던 기억이 있다. 그 땐 웃었지만 사실 그 심정이야 이해 못할것도 없다. 무엇 하나 확실하지 않은 현실속에서 초월적인 존재에게 의지하려는 마음은 인간의 본능에 가까운 모습이기 때문이다. 결정을 내려야하는 순간마다 초월자에게 물어 볼 수 있다면 아주 편리하겠지만, 당연히 그럴 수 없는 경우가 절대적으로 많다. 자장이냐 짬뽕이냐를 선택하기 위해 신점을 보러 갈 수는 없지 않은가?


이 말에 동의한다면, 당신은 자장/짬뽕의 선택 이전에 이미 하나의 선택을 했다. 바로 신점이 아니라 본인 스스로의 판단을 믿겠다고 말이다. 이 당연한 이야기가 당연할 수 있는 이유는 누구나 자장/짬뽕의 선택에 들여야 하는 적절한 시간과 비용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배가 고픈 상황에서 5천원짜리 자장면 혹은 짬뽕을 먹기 위해 1시간 거리에 있는 점집에 몇 배의 돈을 들이는 것은 누구나 이율배반적이라고 생각을 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맛있는 우동을 먹기 위해 당일치기로 비행기타고 일본 맛집을 찾아 가는 사람들도 있다. 언뜻 보면 앞의 비유와 크게 달라보이지 않는 이 경우에서 차이점이라면 각 선택지 간의 기준점이 전자에 비해 후자의 케이스가 더 직접적으로 경제적인 요소와 행복감/만족감 사이에서 저울질 하고 있다는 것이다. 행복같이 주관적인 요소들은 사람마다 가치평가에 있어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언뜻 봐서는 이해가 되지 않는 결정들이 이뤄지기도 한다. 


다소 억지스러운 예로 서론이 길었는데, 요점은 사람들이 선택을 하는데에 있어 언제나 판단 기준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걔중에서도 '경제학' 적인 이해와 접근 방식은 필수적이다. 아마 '경제'라는 단어 만으로도 이미 머리가 아픈 사람들이 있겠지만, 지금 소개하는 [아주 경제적인 하루]는 이런 사람들에게 일종의 편견을 무너뜨림과 동시에 삶에서 아주 유용한 또 하나의 도구를 쥐어 주는 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 역시 한때는 경제, 주식 등에 대해 이야기 할 줄 안다면 어른이라고 생각했을 정도로 경제를 경외시 했었지만 요 근래에 와서야 조금 완화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경제라는 것은 내 일상에서 한 층위 높은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했었는데, [아주 경제적인 하루]는 본격적으로 '선물로는 현금이 좋은가 현물이 좋은가' 와 같은 실생활 밀착형 지식까지 다루고 있어서 거부감 없이 편하게 진입 할 수 있었던 책이다. (그렇다. 이건 자장/짬뽕 만큼이나 정말 골치가 아픈 일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캐주얼한 교양서라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오늘날의 사회경제를 이해하는데에 필요한 거의 대부분의 경제 이슈를 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다루고 있는 내용의 범위와 깊이가 방대하고 알차다. 모든 현상들에는 이유가 있기 마련이고 많은 부분이 그 구조를 알지 못하면 직관만으로는 알아채기 어려운 것들이 많다. 책속의 인물 '안경제'는 주위에서 일어날 법한 다양한 현상들에 대해 '왜 그럴까?' 라는, 누구나 가질법한 의문들을 차례대로 던지면서, 그 이면에 있는 경제 이슈들을 하나씩 짚어 나간다. 마지막 장까지 어렵지 않게 넘기고 나니 마치 잘 차려진 한 상을 끝낸듯한 포만감을 느낄 수 있었다.




경제의 모든 문제는 결국 비용으로 환원 된다.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는 비용을 단순히 돈의 문제로 오해하기 쉽지만, 비용이란 것에는 돈은 물론이고 정량적으로 측정하기 어려운 행복과 같은 요소들까지 모두 아우르는 '가치'의 다른 말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옳다. 책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종류의 비용 혹은 가치들은 흥미로울 뿐만 아니라 실제 우리 삶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에서 알아둔다면 반드시 도움이 되는 것들이다.


다시 요점으로 돌아가서, 선택의 기준을 세우기 위해서는 '경제학'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경제학자가 될 필요는 없다. 단지 그 구조와 개념에 대해 이해하고 도구로써 활용 할 줄 알게 되는것 만으로도, 복잡해 보이는 문제들을 꿰뚫어 볼 수 있는 힘을 갖게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아주 경제적인 하루]의 일독은 아주 경제적인 투자가 될것이다.

덧글

댓글 입력 영역


통계 위젯 (화이트)

1724
178
118432

ad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