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한계단 _ 채사장 by InD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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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로는 들을 없는, 글로만 있는 이야기들.
그리고 이기에 있는, 어디에서도 듣지 못할 이야기들.

타인의 역사를 통해 '당신은 책에서 지푸라기라도 잡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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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래에 쓰이는 유행어중에 '반박불가' 라는 말이 있다. 너무나 맞는 말이라서 반박을 수가 없다는 얘긴데, 반박 불가능한 것들에 대한 고민으로 밥벌이를 하는 사람들이 과학자와 철학자들이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 외에, 반박불가능한 것들을 합치해나가는 과정을 삶의 방식으로 정해놓고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 <열한계단> 서문에서 채사장은 밝힌다. 자신의 성장은 언제나 변증법적인 방식으로 이루어 졌다고.




 

"다만 생존하는 것이 아니라, 인생을 산다는 것. 그것은 무엇일까?" p5

팟캐스트 '지대넓얕'에서 특유의 목사님 말투로 인기를 끌고 있는 채사장의 번째 신간 <열한계단> 출시되었다. 그는 사회의 다양한 이면을 알기 쉽게 풀어내는데 탁월한 재능을 갖고 있다. 이전 저작인 <시민의 교양>에서도 복잡해서 많은 이들이 알기를 포기했던 사회의 구조를 너무나 이해하기 쉽게 정리해놓아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다. 반면, 여러 현상들을 알기 쉽게 풀어내던 것과는 다르게 정작 채사장 본인은 가장 알기 어려운 사람이었다. 종종 공존하기 어려워 보이는 생각들이 공존하고 있는것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미스테리에 관심이 많다는 그의 자기소개 멘트 만큼이나 없는 신기한 인간형이었다. 팟캐스트나 많은 강연 중에도 파악하기 어렵던 그가, 이상 외부 세상이 아닌 자신 안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열한계단> 채사장이라는 인간의 고민이 너무도 녹아있는 책이다.  

 



"'살다 보니 보편적 진리는 없었다'라고 선언할 기회는 청년들에게너무나 많이 남아 있다." p135
 

책의 목차를 훑어보면, 문학, 종교, 철학, 과학, 위인 굵직한 주제들에 대해 소개하는 인문서처럼 보인다. 인문학 열풍이 이후로 고전과 같은 소재들을 빌려와 자신을 드러내는 방식의 책은 이미 익숙하다. 걔중 대표적으로 크게 성공한 박웅현의 <책은 도끼다> 떠오른다. 내용도 충실하거니와 드러난 가치관이 나와 매우 비슷해서 개인적으로도 매우 좋아하는 책인데, 이번에 <열한계단> 읽으면서 책이 많이 떠올랐다. 이유는 책이 비슷해서, 라기 보다는 오히려 많이 다르기 때문이었다. 살다보면 나와 놀랍도록 비슷한 사람과 반대로 완전히 다른 사람을 경험하게 되는데, 내게 있어 전자의 유형이 박웅현이었고 후자의 경우가 채사장이다. 박웅현의 책은 내가 지금까지 어렴풋이나마 생각하던 것들을 명료하게 정리한 느낌이었다면, 반대로 채사장의 이야기는 나와 너무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보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세상에 절대적인 것은 없다고 생각해서, 확신에 가득찬 언어를 신뢰하지 않는 나와는 다르게, 확실한 진리로의 탐구를 이어가는 채사장의 이십대는 나와는 반대에 있는 사람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처음에 이야기 했듯이 <열한계단> 전체를 관통하는 변증법적인 접근방식은 오히려 나같이 반대에 있는 사람에게 많은 질문을 던지는 책이었다.

 



"혼자만의 시간 속에서 가득 채워진 자는 세상으로 나아가 스스로를 비워내는 몰락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것이다." p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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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한계단> 전혀 보편 적용이 되지 않는, 지극히 개인적인 책이다. 자신과 반대의 것들을 통합해 감으로써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방식은 출발과 결론이 모든 사람에게 있어 제각각일수 밖에 없기에, 책에서의 "열한계단" 채사장 개인만의 계단인 것이다. 그렇기에 누군가에게는 책의 끝인 채사장의 열한번째 계단이 받아들이기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나은 삶의 방식을 제안하는 다른 인문서와는 다르게, 종래에는 바깥의 이야기로 나아가는 그의 이야기가 당장 현실에서 너무 멀어져 버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수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내용에 대한 동의 여부가 아니라 그것들을 통해 그가 던지는 질문, ' 그래서 당신은 지금 어디쯤에 서있는가?' 있다. 과감히 '광장' 자신을 드러내어 질문을 던지는 그의 용기는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우리는 단 한 순간도 자아의 외부로 나가본 적이 없다. 현실, 꿈,사후의 현상은 다만 나의 의식에 의해 구성된 산물일 뿐이다. 세계란 내 마음의 반영이다.

그래서 어쩌면 모든 '나'라는 존재는 태생적으로 자폐아일지 모른다. 우리는 세계의 실체와 대면해본 적이 없고, 타자의본질에 닿아본 적이 없다. 우리가 궁극에 이르러 하나의 의식으로 수렴할 때까지, 모든 나란 존재는 그렇게 홀로 무한한 시간 동안 세상을 여행할것이다." p396


우리는
누구나 '' 벗어날 없다고, 다소 회의적인 어투로 말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채사장의 생각이 내게로 넘어와 다른 생각을 만들어 내는것과 같이, 우리는 여전히 내가 갖고 있지 않았던 것들로부터 명백하게 영향을 받으며 살아간다. 그런 점에서 책은 내게 가지 아이디어를 주었다. '' 라는 사람을 명확히 이해하는 방법, 그리고 그만큼 또렷한 타인이라는 다른 '' 있다는 . 나와 타인은 자신의 울타리를 벗어날 없기에 영원히 오해를 하며 살아가야 운명이라 하더라도, 끊임없이 어떤 영향을 주고 받을 것이라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가 던진 질문들이 작은 파장이 되어 언젠가 나를, 많은 이들을 다음 계단으로 이끌 것이라 확신하게 되었다.





"어떤 삶도 괜찮다. 계단의 중간에서 멈추든,  계속 오르든. 우리는 행복하거나, 성장할 것이다."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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