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집을 하시겠습니까 _ 구대회 by InDee

[커피집을 하시겠습니까 _ 구대회]

 카페 창업을 꿈꾸는 이들을 위한 지침서, 라고 소개를 해야 할까. 
저자 구대회는 상수동 8평짜리 작은 카페로 시작해서 지금까지 그 자리에서 입지를 다져오고 있는, 스스로를 커피테이너라 소개하는 바리스타이다. 커피테이너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단순히 카페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저서를 쓰는 것을 포함, 커피에 관련해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는, ‘커피 애호가’이다. 바리스타를 커피 애호가라고 소개하는 것이 다소 이상할수도 있는데, 책중에도 언급이 되어 있듯이 카페 창업이 붐을 일으키면서 주변에는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커피를 좋아하지 않는데 카페를 여는 경우를 심심찮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카페 창업을 위한 실용적인 내용도 들어 있지만 이 책에서 거듭 힘을 주고 있는 부분은 커피를 좋아하고 또 공부하라는 것이다.

 국수집은 국수를 잘 해야 하고, 빵집은 빵을 잘 만들어야 하듯이 카페는 커피를 잘 해야 한다는 게 온당해 보이는데, 막상 주위를 둘러보면 사방이 카페임에도 커피가 ‘맛있다’라고 할만한 곳은 무척 드물다. 그도 그럴것이 카페는 공간으로 소비가 되는 경우가 압도적이라 ‘커피 맛집’이라는 단어 자체가 생소할 지경이다. 처음부터 커피를 ‘좋아하기 때문에’ 창업을 하게 된 저자는 '공간은 아무렴 커피가 맛만 있으면 되지’ 라는 순진한 생각으로 뛰어들었고 그랬기에 카페 창업 초기에는 어려움을 겪는다. 아마 내가 이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그래서 저자는 커피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는 걸 깨닫고 사업에 변화를 주어 성공하게 된다.’ 라는 식의 스토리를 예상했을 것이다. 하지만 어려움에 직면하자 사업에 변화를 준 것은 맞지만 그는 여전히 맛있는 커피를 제공한다는 기존의 생각을 고수하고 있다. 더불어 나 역시 정말 바보같이 순진한 생각이 무엇이었는지 그의 이야기를 통해 배우게 되었다. 커피 이외의 것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좋은 커피를 알릴 방법이 좀 더 필요했던 것이다. 

 언젠가 커피를 좋아하는 지인으로부터, 제대로 된 커피는 쓰지 않고 오히려 새콤 할 수도 있다는 얘길 듣고나서 부터는 커피의 맛에 좀 더 주의를 기울이게 되었다. 처음엔 잠을 깰 목적으로 자판기 커피로부터 시작해서 카페에서도 마끼아또같이 달달한 종류만 찾던 내가 이제는 맛이 좋고 나쁜 정도는 구분한다.  커피를 비롯한 차와 같은 ‘음식’들이 조금 특별한 이유는 감각의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좋은 커피를 접할 기회가 평소엔 흔치 않기 때문에 그럴 수 도 있겠지만, 아무리 최고급 커피를 가져다 준 들 커피를 처음 접하는 사람이 그 맛을 ‘쓴 맛’의 범주 밖으로 밀어내기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저자가 말했듯이, 나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커피의 맛을 점차 알아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커피를 잘 하는 카페가 오래도록 살아남을 수 있을거라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카페 분위기야 기분따라 골라서 갈 수 있지만, 한 번 높아진 입맛은 절대 다시 낮아질 수 없기 때문이다.

"이와 비슷하게 '입맛의 하방경직성'이란 용어도 만들 수 있겠다. 즉 '어떤 음식에 대해 한번 높아진 입맛은 여간해서는 떨어지지 않는다'라고 정의하는 것이다." -p167

비록 커피를 매일 달고 살지만 카페 창업까진 전혀 생각이 없는 내게도 이 책은 무척 재미있게 읽혔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과 가치를 추구하면서도 사업가로서의 균형도 맞춰가는 그의 이야기는 꽤나 인상적이다. 대단한 인생역전이 아니라 가장 기본에 충실하고 수익모델을 충분히 검토하는, 교과서적인 방법을 실천에 옮기고 있기에 더욱 그렇다. 주제를 커피가 아닌 다른 어떤걸로 치환해도 적용 가능한 이야기라서 꼭 카페 창업이 아니더라도 도움이 될만한 부분이 많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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