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의 [그래비티]에 이어 올해도 우주적 스케일에 크게 한 방 먹었다. 아이맥스로 봐야지 벼르다가 설마 암표까지 돌 정도로 치열한줄 모르고 타이밍 놓쳐 결국 메가박스 신촌 M관에서 관람. 사람도 없고 상영관도 큰편이고 음향도 M관인 만큼 좋아서 만족하며 봤다.
개봉 시기도 그리 멀지 않고 같은 배경을 다루고 있는 [그래비티]와 비교가 될 수 밖에 없는데, 개인적으론 둘은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완전히 다른 영화라 느꼈다. [인터스텔라]가 장편 소설이라면 [그래비티]는 한 편의 시에 가깝다. 소설과 시가 다른 만큼이나 표현 방식도 드러내려는 주제도 완전히 다른 두 작품이라, 둘이 굳이 비교를 하자면 기술적인 고증 정도밖에.
워낙 여러모로 화려한 이슈들이 있는 영화다보니 "인터스텔라로 보는 과학" 등등 해서 다양하게 쏟아져 나오는데, 이 영화가 정말 감동적인 이유는 그 모든 장치들을 관통하는 주제의식에 있다. 우주적 스케일로 점점 넓어지면 넓어질수록 상대적으로 소멸되는 것이 사람이라는 존재다. 그럼에도 시공간을 뛰어 넘어 한 줄기 미약한 빛으로 어둠을 관통하고 있기 때문에, 그 감동은 숭고하기까지 하다.(이 부분은 보이후드와도 닮아있다.)
크리스토퍼 놀란은 원래부터 사람의 심리를 잘 잡아내는 감독이지만, 다크나이트 시리즈, 인셉션 등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대작이라고 할 수 있을만한 작품들은 인간성에 대하여 좀 더 구체적이고 일관된 관점을 고수한다. 다크나이트에선 고담시티, 인셉션에선 꿈, 그리고 인터스텔라에선 우주와 시간이라는 여러 종류의 어둠속에서 미약한 인간을 포착해내는, 같은 주제의 변주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 이정도로 확고한 신념이 있고 또 그걸 완성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는 대가적인 면모에서 배울점이 많다.
옆 길로 좀 샜지만, 이런 '예술적인' 영화들을 꾸준히 접할수있어 무척이나 행복하다.
+2014년에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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