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따뜻한 영화 두 편. by InDee

아무리 '그들'만을 위한 크리스마스라지만, 24시간 내내 잘 수는 없는 노릇이라 영화를 찾아보게 되었다.
보통 크리스마스 하면 케빈을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어디 따뜻하고 훈훈한 영화가 그뿐이던가.
꼭 훈훈한 영화를 찾아보기 위해 선택한 것은 아니었지만, 외로웠던지 고르고나서 보니 둘 다 오랜만에 보는 짠한 영화들이었다.

팀 버튼 감독에 이완 맥그리거 주연의 [빅피쉬 , 2003] 와
윌 스미스 주연의 [행복을 찾아서 , 2006].
고르고 나서 보니 둘 다 일단은 '아버지'의 이야기였다.

[빅 피쉬 , 2003]
순전히 팀버튼 감독 때문에 보게되었다가 이내 까먹고는, 영화를 보는 내내 '이 영화 좀 특이하네..' 라는 생각을 했었던 빅 피쉬. 그리고나서 나중에 알고보니 팀 버튼의 영화더라는... 각설하고, 사실 영화를 보기 전 몇 일간 밤샘으로 인해 피로누적으로, 전혀 영화에 집중을 못하고 건성으로 봤지만, 영화 곳곳에 (삶에)힌트가 될만한 이야기가 숨어있어서 기억에는 오래 남지 싶었다. 

아들이 태어나 장성 할 때 까지 줄곧 허풍에 판타지 같은 이야기들만 늘어 놓던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에게 싫증을 느낀 아들 사이에 대화가 사라진다. 이들의 사이를 갈라놓게된 허풍들은, 내가 왕년에 좀 잘 나갔어.. 수준이 아니라 마녀가 등장하고, 유령마을이 존재하며, 서커스단에서 곡예를 하는 것도 모자라 늑대인간까지 튀어나오고, 전쟁터에선 특수 임무까지 도맡아 처리하는, 그야말로 판타지였던 것. 2시간이란 러닝타임동안 한 시간 오십 분은 이런 허풍들로 가득한데, 나 역시, 그리고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싫증난 '아들'의 입장에서 영화를 보고 있다가 마지막에 가서야 짠~ 하게 깨닫는 무언가가 있다.

지나가듯 흘렀던 대사들은, 스스로를 합리적이고 논리적이라고 믿는 사람들에 대해 아마 감독 자신이 왜 이런 판타지들을 추구하는지, 그리고 왜 필요한지에 대한 설명처럼 들리기도 했다. 하고싶은 이야기도 적절히, 효과적으로 전달 했을 뿐만 아니라, 팀버튼 하면 그로테스크가 떠오르는 일반적인 이미지와는 다르게, '아버지와 아들' 이라는 소재에 자신의 이야기를 잘 녹여내어 대중성과 감동도 잘 잡아낸 영화가 아니었나 싶다. 
사실 정말 기억에 남는 부분은 따로 있었는데, 영화 초반부에 등장하는 

"A giant man can't have an ordinary-sized life."

요즘 내가 가장 고민하고있는 부분이기도 했고, 누구에게나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기도 했다.


 


[행복을 찾아서, 2006]
 
그동안 영화를 평균 이상으로 많이 본다고 자부하긴 하지만, 은근히 유명한 작품들 중에 안본 것 들이 많은데 [행복을 찾아서]도 그 중 하나.
 Fuck은 제대로 적혀 있어도 Happ'y'ness는 잘못 적혀 있는 세상. 영화 초반부에 잠깐 지나가는 에피소드지만 사실 알고 보면 영화의 원제도 'The Pursuit Of Happyness'로 표기 되어 있다. 극중에서 크리스와 그의 아들 크리스토퍼가 너무 보기 좋아서 진짜 부자지간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알고보니 실제로 부자지간(윌스미스-제이든스미스).

대학도 나오지 않았지만, 그래도 머리는 좋았던 주인공 크리스는 지금껏 모은 돈을 의료기기 판매 사업에 모두 쏟아붓고는 집세와 세금이 잔뜩 밀린채로 아내, 아들과 함께 근근히 살아 간다. 도저히 나아질 기미는 안보이고 악화일로를 걷던 그에게 고급 오픈카를 끌고 다니는 주식거래사가 눈에 들어왔고 그리고 그 앞에서 행복한 얼굴의 사람들을 보게 된다. 어떻게든 '행복'해 지고 싶다는 생각 하나로 뛰어든 새로운 일이었지만, 정직원이 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한 6개월간의 무보수 인턴기간동안 그는 아내를 잃고 집도 잃는다.

영화의 내용이 좋았던건지, 윌 스미스의 연기가 좋았던건진 모르겠지만, 간만에 눈시울을 붉히게 만드는 영화였다. 단순히 실화를 바탕으로 평범한 성공 이야기가 될 수도 있었던 영화에 '행복'을 잘 녹여놨다. 강연이나 자기계발서 등에서 힘주어 말하는 백마디 이야기를 듣고 보느니, 이런 영화 한 편이 제대로 된 울림을 갖는다.


의도했던건 아니지만 두 영화 모두 아버지와 아들이라는 소재를 갖고 서로 다른 방식으로 행복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아버지와 아들이라는 소재로 감동적인 이야기는 얼마든지 만들어 낼 수 있지만, 이 두 영화가 좋은 이유는 단순히 감동을 위한 영화가 아니라 오히려 그런 감동은 살짝 접어두고 메시지와 울림을 취했다는 것. 때문에, 단순히 감동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살아야 할 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해준다는 데에 진짜 묘미가 있다. 
여러가지 이유로 유독 추운 크리스마스(;_ ;).. 이 영화들 덕분에 그래도 마음은 좀 훈훈해질 수 있어 다행이다.


마지막으로 행복을 찾아서의 엔딩곡으로 사용되었던
Seal의 A Father's 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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