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으는 서사아래 길 잃은 캐릭터들<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 2018>


응원하는 팀이 말도 안되는 경기력을 보이고 있을때의 기분이 이럴까. <신비한 동물 사전(이하 신동사)>에서 호그와트 밖 어른들의 마법 세계는 이렇다는 것을 영화 오리지널 스토리로 성공적으로 보여줬던 만큼 이번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이하 신동범)>에 대한 기대감은 더더욱 컸다. 영화를 보고난 지금, 기대는 접어두고 좋았던 지난날을 돌아보며 무엇에 그토록 실망했는지 짚어본다.

해리포터 시리즈의 가장 큰 장점이라 하면 실재하지 않는 세계임에도 존재한다고 믿고 싶어질 정도로 매력적인 서사와 디테일에 있다. 호그와트 구석 구석을 돌아다닌 후에야 하나의 사건이 마무리되기를 7번 반복했으니 그 사이 탄탄하게 구축된 세계야 말로 팬들에게 있어 진정한 판타지였다. 더 많은 해리포터를 원했지만, 감히 그 위에 무언가를 얹는 것은 사족이 아닐까 하는 우려를 완전히 깨버린 것이 <신동사>였다. 마법 세계를 하나 둘 걸음마 수준으로 배워나갔던 해리포터와는 달리, 모든 마법을 자유 자재로 구사하며 진짜 마법사들의 세계를 보여주었을 뿐만 아니라, 뉴트 스캐맨더라는 매력적인 인물을 중심에 두어 해리포터 시리즈 특유의 판타지를 고스란히 잘 살렸다. 거기에 더해 제이콥이라는 아무 능력도 없는 아저씨가 주는 뜻밖의 감동은 이제 어른이 되어버린 팬들을 위한 값진 선물이기도 했다.

<신동사>를 통해 해리포터 시리즈의 성공적인 확장을 기뻐하고 있었기에 이번 <신동범>은 더 충격적이다. 설정 충돌이니 하는 자잘한 디테일들은 차치하고서라도, 해리포터 시리즈를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두 가지 매력 모두를 전혀 느낄 수 없었다. 하나는 캐릭터였고 다른 하나는 서사의 구조이다. 마치 나무위키에 써놓은 줄거리 요약, 혹은 연대기를 보는듯한 이야기의 전개 방식에는 전혀 납득도, 몰입도 되지 않았다. 이야기를 캐릭터가 아닌 말로써 읊듯이 진행하다보니 영화 전체가 입체적이지 않고 납짝한 지도를 읽는 느낌이다. 서사를 설명하는데에 허겁지겁 쫓겨다니다보니 당연하게도 캐릭터들은 꿔다논 보릿자루마냥 개연성 없이 '그냥' 등장한다. 미친 카리스마로 많은 기대를 했던 조니뎁의 그린델왈드 역시 그냥 까마귀마냥 여기저기 그냥 등장해서 부품처럼 쓰이더니 마지막에 가서는 드래곤볼에서도 쓰지 않을법한 연출로 힘자랑을 하는 통에 그나마 남아있던 카리스마도 다 증발한다. 그래도 볼거리가 많았다는 것도 별다른 위안이 되지 않는다. 해리포터는 원래부터 보는 것이 아닌 글이었다. 지금의 해리포터가 있을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었는지 되새기게 된다.



엎질러진 마당에 원인이라도 찾아보자면, 이 모든 것이 그린델왈드라는 압도적으로 강한 캐릭터에 집중하다보니 벌어진 사단이다. 기존 해리포터 시리즈와 비교해 보자면 7편에 걸쳐 선악 구분없이 서서히 서로의 세력을 키워갔던 반면, 2편만에 최강의 적과 그의 군단이 결집해버리고 나니 그에 상응하는 세력을 형성하기 위해 말도 안되는 무리를 하기 시작한 것. 덕분에 스토리의 디테일, 개연성, 캐릭터의 입체감 모든 것을 날려버리게 되었다. 뉴트 스캐맨더의 존재감조차 희박한 마당에 신비한 동물들의 사정 역시 다르지 않다. 그저 보여줘야 해서 보여주거나, 중요한 위기를 너무 쉽게 넘겨버리거나, 귀여운 마스코트 정도의 전혀 신비롭지 않은 방식으로 소모된다.

많은이들이 3편을 위한 예고편이라고 하지만, 3편이 기대가 되기는 커녕 더욱 걱정만 커졌다. 아무것도 정리도 깊어지지도 않은 상태에서 더 많은 캐릭터들이 더 대규모의 전쟁을 벌일것이 자명한 와중에 얼마나 더 많은 것들이 희생될지 짐작조차 되지 않는다. 만루 홈런이라도 터트리길 기도하는 팬의 심정으로 3편을 기다려 보려 한다. 

 

차가운 도시사람을 위한<오디오테크니카 헤드폰 ATH-ES770H>

지난 2016년 ES-7, ES-9의 영광(?)을 재현하고자 기획됐을 후속작, ES-770과 ESW-990 시리즈가 조용히 런칭됐다. 오디오테크니카(이하 오테)의 ES 헤드폰 시리즈는 유려한 디자인과 더불어 사운드 측면에서도 많은이들의 호평을 받는 베스트 셀러였다. 디자인에 반해 구입했던 ES-7의 시원시원한 타격감과 청량한 사운드는 사이다 한 사발 들... » 내용보기

인간으로 살아간다는 것<류이치 사카모토: 코다, 2017>

영화만큼이나 어쩌면 영화보다도 더 유명한 음악들이 있다. <마지막 황제>는 'Rain'을 듣기 위해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화 자체로도 명작이지만, 류이치 사카모토의 음악이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명성을 얻지 못했을 것이라 확신한다. 그의 '기여'는 여러 영화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그런 그가 이제는 영화... » 내용보기

예쁜게 최고야! <에이들(Aedle)_Vk-2 프랑스 수제 헤드폰>

헤드폰은 음악을 듣기 위한 물건이지만, 야외에서 사용을 할 때에는 적잖이 눈길을 많이 받기 때문에 아무래도 디자인에 비중을 많이 두고 보게 된다. 예쁜 디자인의 저렴한 헤드폰은 얼마든지 있지만, 문제는 소위 끝판왕급 이어폰에 귀가 길들여져있어 음질도 기본 이상은 해줘야 만족을 한다는 것이다. 그 와중에 에이들이라는 생소한 브랜드의 Vk-1 이라는 제품을... » 내용보기

씹어 먹어요 <베놈, 2018>

장점부터 얘기해보자. 베놈과 비슷한 수준의 기대감을 줬던 블랙팬서때 보여줬던 느리고 답답한 액션에 비하면 베놈의 액션은 훌륭하다. 처음 베놈의 능력이 발휘되는 순간부터 마지막 싸움까지, 삭제된 장면이 많음에도 나무랄데가 없다. 그리고 이 영화의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더 이상 이야기 할 장점이 없다. 베놈이 '배 고픈 놈'의 줄임말인지, 시종일관 ... » 내용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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